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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Foundry)는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주문받아 대신 만들어 주는 위탁 생산 전문 기업이고, 팹리스(Fabless)는 공장 없이 반도체 설계만 하는 기업입니다. 팹리스가 칩 설계도를 그리면 파운드리가 그 설계도대로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겨 실제 칩으로 만듭니다. 엔비디아·퀄컴이 대표적인 팹리스이고, 이들의 칩을 생산하는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대표적인 파운드리입니다.
둘을 가르는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공장을 직접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팔아 돈을 버는지입니다. 설계와 생산을 한 회사가 모두 하면 IDM(종합반도체기업)이라고 부르며, 인텔이 대표적입니다.
📊 파운드리와 팹리스, 표로 나란히 비교하면
두 회사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생산과 설계라는 정반대 자리를 맡고 있어서, 돈 버는 방식도 경쟁력의 원천도 전혀 다릅니다.
| 구분 | 파운드리 | 팹리스 |
| 하는 일 | 고객이 설계한 칩을 위탁받아 생산 | 칩을 설계하고 생산은 외부에 맡김 |
| 공장(팹) | 직접 보유 | 없음 |
| 돈 버는 방식 | 웨이퍼 가공 대가(생산 수수료) | 완성된 칩 판매 |
| 핵심 경쟁력 | 미세공정 기술·수율·생산능력 | 설계 역량·IP·고객사 확보 |
| 큰 비용 | 설비 투자와 감가상각 | 설계 인력·설계 소프트웨어(EDA)·생산 위탁비 |
| 대표 기업 |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UMC, 글로벌파운드리스, SMIC, DB하이텍 | 엔비디아, 퀄컴, AMD, 브로드컴, 미디어텍, LX세미콘 |
이렇게 역할이 나뉜 이유는 첨단 반도체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가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설계 회사가 제품을 낼 때마다 공장까지 지을 수는 없어서, 생산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맡기는 구조가 생겼습니다. 1987년 대만에서 설립된 TSMC가 자체 칩 없이 위탁 생산만 하는 '순수 파운드리' 모델을 본격화했고, 그 뒤로 팹리스 창업이 크게 늘었습니다.
🏭 파운드리 뜻: 쇳물 붓는 '주조 공장'에서 온 말
파운드리(foundry)는 원래 녹인 금속을 틀에 부어 제품을 찍어 내는 주조 공장을 뜻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고객이 건넨 틀, 즉 설계대로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닮아서 반도체 위탁 생산에도 같은 이름이 붙었습니다. 국내 기사에서는 '반도체 위탁생산'과 같은 뜻으로 섞어 씁니다.
파운드리에 주문이 들어온 뒤 칩이 나오기까지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팹리스가 설계를 마치고 최종 설계 데이터를 파운드리에 넘깁니다. 업계에서는 이 단계를 '테이프아웃'이라고 부릅니다.
- 파운드리는 설계 데이터로 회로 원판인 포토마스크를 만듭니다.
- 웨이퍼에 노광·식각·증착 같은 공정을 수백 단계 거쳐 회로를 새깁니다.
- 완성된 웨이퍼는 후공정 업체로 넘어가 칩 단위로 잘리고, 포장과 검사를 거칩니다.
파운드리의 실력은 회로를 얼마나 미세하게 그리는지(공정 미세화), 웨이퍼 한 장에서 정상 칩이 얼마나 나오는지(수율), 주문량을 감당할 생산능력이 되는지로 판가름 납니다. 설계자가 공정 특성에 맞춰 설계할 수 있도록 공정 설계 키트(PDK)를 제공하는 것도 파운드리가 맡는 일입니다.
💡 '순수 파운드리'가 수주 경쟁력이 되는 이유
파운드리 고객은 자기 설계도를 통째로 맡깁니다. 그래서 파운드리가 자체 칩까지 만들어 파는 회사라면, 고객 입장에서는 경쟁사에 설계를 맡기는 셈이라는 우려가 생길 수 있습니다. TSMC가 자체 브랜드 칩을 팔지 않는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를 시스템LSI사업부에서 떼어 내 독립 사업부로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 팹리스 뜻: 공장 없이 설계로 돈을 버는 회사
팹리스는 반도체 생산 공장을 가리키는 팹(fab, fabrication facility)에 '없다'는 뜻의 -less를 붙인 말로, 설계만 하고 생산은 전부 외부에 맡기는 회사를 말합니다. 칩을 설계해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긴 뒤, 완성된 칩을 자기 브랜드로 고객사에 판매합니다. 공장 투자 부담이 없는 대신 설계 인력과 설계 소프트웨어(EDA), 회로 설계 자산(IP)에 비용이 집중됩니다.
AMD는 공장을 가진 회사에서 팹리스로 바뀐 대표 사례입니다. 2009년 제조 부문을 분리해 글로벌파운드리스를 세웠고, 이후 설계에 집중하면서 CPU와 GPU 생산을 TSMC 등에 맡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디스플레이 구동칩의 LX세미콘, 차량용 반도체의 텔레칩스, 마이크로컨트롤러(MCU)의 어보브반도체, AI 반도체의 리벨리온·퓨리오사AI 등이 팹리스로 분류됩니다.
⚠️ '팹리스는 작은 회사'라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공장이 없다고 규모가 작은 것은 아닙니다. 엔비디아·퀄컴·브로드컴처럼 세계 반도체 매출 상위권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팹리스입니다. 다만 생산을 전적으로 파운드리에 의존하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공급이 막힐 수 있고 파운드리의 가격 인상 부담도 떠안게 됩니다.
🧩 IDM·디자인하우스·OSAT까지 보는 반도체 분업 지도
파운드리와 팹리스는 반도체를 나눠서 만드는 구조의 두 축이고, 그 사이는 다른 전문 기업들이 채웁니다. 칩 하나가 만들어지는 순서대로 보면 각자의 역할이 분명해집니다.
- IP 기업(칩리스): 칩에 들어가는 회로 블록 설계를 라이선스로 판매합니다. 영국 ARM이 대표적이고, 국내에는 칩스앤미디어·오픈엣지테크놀로지 등이 있습니다.
- 팹리스: IP를 조합하고 자체 회로를 더해 칩 전체를 설계합니다.
- 디자인하우스: 팹리스의 설계를 특정 파운드리 공정에 맞게 다듬어 실제 제조에 쓸 설계 데이터로 바꿔 줍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협력 디자인하우스를 DSP, TSMC는 VCA라고 부르며, 국내 기업으로는 가온칩스·세미파이브·에이디테크놀로지 등이 있습니다.
- 파운드리: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전공정을 맡습니다.
- OSAT(후공정 외주 기업): 웨이퍼를 칩 단위로 잘라 포장(패키징)하고 검사합니다. 앰코·ASE와 국내의 하나마이크론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과정 전체를 한 회사가 해내면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종합반도체기업)입니다.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여기에 속합니다. D램·낸드 같은 메모리 반도체는 설계와 공정이 긴밀하게 맞물려 있어 IDM 방식이 주류이고,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분업은 주로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에서 이뤄집니다.
최근에는 이 경계도 흐려지고 있습니다. AI 가속기처럼 여러 칩을 한 패키지에 묶는 제품이 늘면서 TSMC가 CoWoS 같은 첨단 패키징까지 직접 맡는 등, '파운드리는 전공정만 한다'는 공식이 예전만큼 딱 들어맞지 않습니다.
🔍 이 회사는 어느 쪽일까? 질문 3개로 판별하기
뉴스나 종목 정보에서 낯선 반도체 회사를 봤다면 세 가지만 확인해도 유형이 거의 정해집니다. 자기 이름을 단 칩을 파는지, 웨이퍼를 가공하는 공장이 있는지, 다른 회사가 설계한 칩을 주문받아 생산하는지입니다.
| 유형 | 자사 칩 판매 | 자체 공장 보유 | 위탁 생산 수주 |
| 팹리스 | 예 | 아니오 | 아니오 |
| 순수 파운드리 | 아니오 | 예 | 예 |
| IDM | 예 | 예 | 아니오 |
| IDM+파운드리 겸업 | 예 | 예 | 예 |
세 질문에 모두 '아니오'인데 설계 용역으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라면 디자인하우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장사라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사업보고서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II. 사업의 내용'에서 원재료와 생산설비 항목을 열어 보면, 팹리스는 웨이퍼를 원재료로 사들이며 외주 생산 관련 내용이 나오고, 공장을 가진 회사는 생산설비 현황과 생산능력·가동률이 나옵니다.
다만 거래 관계 때문에 파운드리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시만으로 헷갈린다면 회사 IR 자료나 신제품 발표 자료를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 삼성전자·인텔·애플은 왜 헷갈릴까
자주 헷갈리는 회사는 대개 한 유형에만 속하지 않고 두 가지 역할을 함께 하는 경우입니다.
- 삼성전자: 메모리와 자체 칩(엑시노스 등)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IDM이면서, 외부 고객의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사업부도 운영합니다. 기사에 나오는 '삼성 파운드리'는 회사 전체가 아니라 이 사업부를 가리킵니다.
- 인텔: 전통적인 IDM이지만 외부 위탁 생산 조직을 따로 두고 파운드리 사업을 함께 합니다. 반대로 자사 제품 일부는 TSMC에 생산을 맡기기도 해서, 생산자이면서 파운드리 고객이기도 합니다.
- 애플: 반도체 전문 기업은 아니지만 아이폰·맥에 들어가는 A·M 시리즈 칩을 직접 설계하고 생산은 TSMC에 맡깁니다. 칩만 놓고 보면 팹리스와 같은 구조입니다.
- DB하이텍: 국내 대표 8인치 파운드리로, 전력반도체·디스플레이 구동칩처럼 성숙 공정 칩을 위탁 생산합니다. 파운드리라고 모두 최첨단 나노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 변동 가능 정보 (2026년 9월 기준)
-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TSMC가 과반, 삼성전자가 2위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분기 발표 기준, 분기마다 변동)
- 인텔 파운드리: 외부 고객 유치 현황과 사업 구조가 수시로 조정되는 중
- 2나노급 첨단 공정: 업체별 양산 일정과 고객 수주 발표에 따라 변동
변경 시 업데이트됩니다.
❓ 파운드리·팹리스 관련 자주 묻는 질문
파운드리가 칩 설계도 대신 해 주나요?
기본 역할은 생산입니다. 설계 지원은 PDK 같은 설계 도구를 제공하거나 협력 디자인하우스와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칩의 설계 소유권과 판매는 주문한 회사에 있습니다.
팹리스는 파운드리를 쉽게 바꿀 수 있나요?
여러 파운드리를 함께 쓰는 것은 가능하며, 퀄컴처럼 제품에 따라 TSMC와 삼성전자를 나눠 쓴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파운드리마다 공정과 설계 규칙이 달라서, 생산처를 옮기려면 설계를 다시 다듬고 검증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듭니다. 한 번 정한 파운드리와의 관계가 오래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 이유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에도 팹리스가 있나요?
메모리는 IDM이 주류지만, 설계만 하고 생산을 맡기는 메모리 팹리스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사물인터넷·통신 기기용 저전력 메모리를 설계하는 제주반도체가 이런 방식으로 분류됩니다.
정리하면 팹리스는 무엇을 만들지 설계하는 회사이고, 파운드리는 그 설계를 실제 칩으로 만드는 생산 전문 회사입니다. 둘을 한 회사가 모두 하면 IDM입니다. 기업 유형이 헷갈릴 때는 자사 칩을 파는지, 공장이 있는지, 남의 칩을 생산해 주는지 세 가지만 확인하면 대부분 구분됩니다.
함께 찾아보면 좋은 정보
반도체 분업 구조를 더 알고 싶다면 IDM 뜻과 대표 기업, 전공정과 후공정의 차이부터 보면 흐름이 잡힙니다. 기사에 자주 나오는 테이프아웃 뜻, 반도체 수율 뜻, 나노 공정의 의미도 함께 알아 두면 뉴스가 훨씬 쉽게 읽힙니다. 기업을 비교해 보고 싶다면 국내 팹리스 기업과 디자인하우스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나란히 놓고 사업 구조를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